[부산일보 2008-11-21] 걸어서 도서관에 놀러가는 아이



[일기] 걸어서 도서관에 놀러가는 아이

우리 집은 두 개의 시립 도서관 사이에 있고 또 인근 대학 도서관이 일반 시민에게도 책을 대출해 주어서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 모른다. 이래저래 도서관 갈 일이 많은데 시립 도서관에는 오후나 휴일이면 어린이를 동반한 어른들도 눈에 많이 띈다. 어느날, 아이를 데리고 도서관에 온 엄마에게 보기 좋다고 했더니, 걸어올 수 있는 거리가 아니어서 아이가 혼자 올 수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럼, 엄마가 직장에 다니거나 사정이 여의치 않는 아이들은?

아이가 혼자 걸어서 갈 수 있는 곳에 도서관이 있는 도시, 부산이 그런 도시였으면 좋겠다. 뜻있는 개인들 몇이 운영하는 작은 도서관들이 조금씩 생겨나고 있다는 것에 희망을 걸어 본다. 어저께 들른 작은 도서관도 지역 주민과 어린이를 대상으로 각종 독서 프로그램을 알차게 운영하고 있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2층 다락방, 구석방, 혹은 작은 텐트 안에서 편한 자세로 책을 읽고 있는 아이들의 모습, 도서관도 놀이터였다. 1년에 2천만원이면 유급 사서에 자원봉사자들의 도움으로 운영이 가능하다는 얘기를 듣고, 아이들이 혼자 걸어서 도서관에 놀러 가게 해주지 못하는 우리 어른들이 바보가 아닌가 싶었다. 배유안/동화작가

* 평일 설문대도서관으로 발길하는 아이들의 수가 많지 않습니다. 동네 도서관으로서의 역할을 하고 싶은 설문대의 맘을 알아주는 글귀가  책놀이터도서관에 들렸더니 있더군요 그래서 퍼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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