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농담
                 천양희

회화나무 그늘 몇평 받으려고
언덕길 오르다 늙은 아내가
깊은 숨 몰아쉬며 업어달라 조른다
합환수 가지 끝을 보다
신혼의 첫밤을 기억해낸
늙은 남편이 마지못해 업는다
나무그늘보다 몇평이나 뚱뚱해져선
나, 생각보다 무겁지? 한다
그럼, 무겁지
머리는 돌이지 얼굴은  철판이지 간은 부었지
그러니 무거울 수밖에
굵은 주름이 나이테보다 더 깊어 보였다

굴참나무 열매 몇되 얻으려고
언덕길 오르다 늙은 남편이
깊은 숨 몰아쉬며 업어달라 조른다
열매 가득한 나무 끝을 보다
자식농사 풍성하던 그날을 기억해낸
늙은 아내가 마지못해 업는다
나무열매보다 몇알이나 더 작아져선
나, 생각보다 가볍지?한다
그럼, 가볍지
머리는 비었지 허파엔 바람 들어갔지 양심은 없지
그러니 가벼울 수밖에
 두 눈이 바람 잘 날 없는 가지처럼 흔들려 보였다

농담이 나무 그늘보다 더더 깊고 서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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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과 방학을 보냅니다. 좀 게을러지고 시간에 관대해지다 보니 하루가 초고속 스피드로 가는 것 같습니다. 같이 지내는 시간이 많다 보니 아이들과 투닥거리게 되고 별거 아니다 넘어 갈 수 있는 일들을 가슴 아프게 꼭 찝어내는 얄미운 엄마가 되고 있습니다. 제 할 일을 계속 미루는 딸과 어젯밤은 한 판 붙었습니다. 일방적인 엄마의 펀치였는데 마지막 라운드에서 딸이 엄마에게 한 말로 게임은 끝났습니다."나는 엄마랑 있을 때 제일 불편해!" 그리곤 방으로 가는 겁니다. 갑자기 마음에 불이 번쩍 껴지는 것 같았습니다. 딸이 나에게 불편하다고 생각할 만큼 엄마가 엄마다운 노릇을 하지 못했구나라는 생각에 가슴이 멍해지고 그 아이에게 쏟아냈던 비수같은 말들이 얼마나 초라해지는지....그런데 조금 있으니 "엄마...엄마.."하는 겁니다. 갑자기 눈물이 나왔습니다. 아이에게 들키고 싶지 않았으나 대답하지 않은 엄마가 이상했던지 방에서 나온 아이가 뒤로 안습니다. "엄마,,,미안해요. 엄마한테 말하고 나서 나 미안했어요. 엄마가 내 곁에 없으면 불안해요. 엄마를 슬프게 해서 미안해요." 진심을 알면서도 말이라는 게 얼마나 감정을 가지고 노는지 어린 딸에게 배웁니다. 깊이 안아주고 엄마도 미안하다 말했습니다. 
도서관 봉사가 있어서 아침에 나오는데 부시시한 머리에 눈꼽도 살짝, 더웠는지 윗옷도 벗은 아들이 손으로 하트를 날립니다. 딸은....여전히 이불속에 있지만 "엄마, 알아서 할게요." 합니다 . 얼마전부터 끓여보기 시작한 라면으로 점심을 먹고 동생이랑 학원도 갔다 올거라고. 도서관 책정리를 하다가 책표지 아이의 모습에 홀딱 반했습니다. 개구지고 해맑은 표정,  깔깔거리는 웃음이 마구 들리는 것 같습니다. 아이들 생각이 났습니다. 온갖 곤충들을 통마다 잡아놓고, 나무에 올라가 벌러덩 누워있고, 커다란 상자만 보이면 이불이며 인형이며 모두 들여놓고 한가운데 누워 세상을 가진 아이의 모습이란. 놀이터 모래에 구멍을 파서 함정을 만들어 놓고 동네 아이들을 불러 모아 빠트리던 녀석, 쓰러진 나뭇가지며 구멍 뽕뽕 뚫린 나뭇가지를 보물처럼 안고 오고, 사 놓고 보면 얼마 안 있어 사라져버리는 일회용 반창고(만병통치약..), 친척이 왔다가고 난 자리, 그 허전한 어깨를...
"사랑하는 아들아, 널 보면 알겠구나. 지금의 이 순간순간이 얼마나 중요한지." 
더 늦기전에, 그리고 더 빨리 지나가기 전에, 아이의 두려움 없는 도전을, 서두르지 않는 여유를 이해하고 받아주어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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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촌에서 책잔치를 한지 20여일 만에 또 책축제 행사를 했다.
설문대가 주도적인 행사는 아니지만 나름 할 일이 많았다.
그럴때마다 항상 함께 힘써주시는 분들......
늘 넉넉한 웃음의 관장님은 필수요 설문대 지킴이 셈들도 필수요 이젠 도우미 셈들도 필수가 되어버렸다.
설문대가 좋아 필수가 기꺼이 설문대 필수요소가 되어주신 이은희셈과 안수일셈 고마워요.

가을이 물씬 풍기는 수목에서의 이틀은 조금은 지쳤지만 야외로 나온 책들의 아우성에 바깥도서관을 지키는 셈들도 책에 풍덩 빠졌다.
읽어도 또 읽어도 좋았던 그림책이 잔뜩!
이렇게 책을 읽을 수 있는 곳이 많아져야 할텐데 하는 아쉬움을 담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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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일은 설문대 도서관에 사람들이 가장 많이 온답니다.

오전, 프로그램실은 어린이도서연구회 회원들의 책 토론을 하고 도서관에는 어린이친구들이 견학을 왔네요.
[엄마마중]을 읽어주었더니 눈이 초롱초롱
오늘은 박선생님이 오셔서 설문대 홈페이지관리에 대해서 가르쳐주셔서 오전 하루가 후딱이네요.
책읽는 여우들이 홈페이지에 와서 글을 올릴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열심히 배웠답니다. (그런데 까먹을 것 같은 예감은?^*^)

오후에는 유아그림책 프그램이 두타임이라 도우미 은희셈이 많이 애쓰시죠.
유아들이 오는 프로그램에는 엄마들도 많이 오셔서 도서관안은 정말 꽉 차게 되요.
열심히 책을 읽어주시는 모습은 저를 흐뭇하게 한답니다.
책이 있어 행복한 날이지요.

오늘도 도우미 안수일셈(상현맘)이 지현이랑 왔다가 많이 도와주셨답니다.
언제나 설문대를 사랑해 주시는 분들이 있어 힘이 난다는거!!!
아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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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jejulife 2008.05.21 23:17 신고

    저도 한몫 한거 같은 이 예감은?^^;;

딸을 데리고 도서관에 오는 행복한 날이네요^^
이렇게 가까운 곳에 행복한 공간이 있는게 추운날 따뜻한 차 한 잔 만큼이나 소중하답니다^^
 큰 애가 학교에 가서 작은애와 함께 하는 -늘 단둘이 있는 시간이 부족한- 시간이 행복하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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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설문대 2008.02.27 17:24 신고

    매일 도서관을 찾는 현아맘!
    "씩"웃는 웃음만으로도 도서관이 밝아지네요

오늘도 무지 추운날이네요.. 도서관도 썰렁하고~~ 책만 읽고 가요
"고양이 학교"를 읽었는데.. 무지 재미있어요. 한번 읽어보세요. 강력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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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선혜맘 2008.02.28 14:12

    오늘은 도서관에 미안해지는 날?
    반편성 발표일이라 도서관에 발을 딪기 무섭게 관장님과 우리 애들 학교 홈페이지 방문.
    내가 학교 다니는 것도 아닌데 왜 이리 설레는지...
    오늘 만큼은 딸들과 내가 한마음인 듯 기쁘고 아쉽다.
    올 한해 딸들과의 마음이 이처럼 잘 맞는다면 얼마나 좋을까?
    책 싫어하는 내가 도서관에 다니는 것 자체가 얼마나 큰 발전인가?
    모든게 한 걸음부터라는게 맞는 말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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