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19일 신촌문고에 가는 마지막날이다.
아이들과 무얼 하면서 지내는게 좋을까 궁리하다 극을 해 보기로 했다.
사실 4회로 계획 했던 것을 2회로 줄이면서 많이 서툰 극이 되었지만
함께 하는 시간들이 아이들과 몸으로 부딧치면서 한층 더 가까워짐을 느끼게 했다.
3,4,5학년 아이들은 <호랑이 뱃속잔치>로 극을 준비하였다.
처음 선생님들은 아이들이 서로 안하려고 하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쓸데없는 걱정이 되었다.
신촌친구들은 서로 역을 맡으려고 나섰다.
역시 멋진 친구들이다.
대사가 사투리로 된 극이라 아이들이 다 외어서 올까 싶었는데 많이들 연습하고 왔다.
소금장수의 강원도 사투리가 정말 재미있었다.
호랑이 뱃속에서 열심히 잔치를 벌이는 소금장수와 숯장수와 대장장이
뭘 먹었을까요? (책 읽는 사람만 알겠죠?)
이제 실제로 극을 하는 시간.
아이들은 정말 열심히 했다.
커다란 호랑이를 보니 호랑이 역에 누구일지는 신촌사람들은 알겠죠?
아이들의 진지한 모습에서 이런 몸놀이가 얼마나 아이들에게 유익한지 다시 한번 깨닫는다.
저학년는 그림자극을 준비했다.
<불가사리>를 읽고 저마다 배역을 맡고 인형을 직접 그렸다.
자신이 만든 인형들이라 자기 배역 챙기느라 바쁜 아이들이다.
연습을 하는데 "아고 팔이야" 하는 녀석들이다.
사실 배경을 맡았던 친구는 팔이 아플만도 하다. 계속 들고 있어야 하니까 말이다.

연진이가 이야기를 읽어주는 역할을 맡았다.
구성지게 읽는 이야기에 맞추어 인형을 하나하나 들어 올리는데 쉽지는 않다.
드디어 극이 시작되었다.
"날씨가 너무 더워 땀을 몹시 흘리던 할머니는 몸에 때가 덕지 덕지 끼었지~~"
그림자가 생기는 모습에 아이들은 신기하기만 하다.
재미있게 보는 관객 뒤에는 무대뒤에서 애쓰는 아이들이 있다.
특히 주인공 불가사리는 쉴새가 없다.
조심조심 할머니가 걸어 가는데 산이 점점 사라진다.
왜냐구? 배경을 잡은 지훈이의 손 힘이 떨어지거든요.
때덩어리였던 불가사리가 바늘을 먹고 눈과 코 입이 생기고 가위와 못등을 먹고 점점 커지는 불가사리.

어느새 코끼리만해진 불가사리.
그림자극이 다 끝나고 출연자들이 드디어 얼굴을 보입니다.
많이 애써준 얘들아 수고 많았어요!
마지막날이라고 신촌문고분들이 많은 걸 준비해 주셨다.
아이들이 함께 쓴 감사편지를 들으면서 지난 1년을 돌이켜 보게 되었다. 
아이들과 함께 한 시간들이 영상처럼 지나면서......

음식도 잔뜩 준비하셨다.
극을 하는라 배가 고팠을 아이들이 정말 좋아했다.

많은 추억을 설문대에 주었던 신촌문고에서의 시간들이다.
멀지 않은 곳이라 가끔은 만나게 되지 않을까 하면서도 많이 아쉽다.

엄청 떠들어서 엄청 야단도 쳤던 기억도 있고 신나게 놀이를 하면서 부대끼기도 했고 함께 마을을 돌아다니면서 행복하기도 했던 시간들... 지금은 그냥 재미있었던 시간들이지만 아이들이 자라면서 그때 그시절 생각이 삶에 위안이 되는 기억이 되길 바라본다.
설문대는 아이들의 그런 기억을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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