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라진 메주 틈으로 푸른 곰팡이가 곱게 피었습니다.
그리고 아주 추운 날 석달여를 튀운 메주를 씻기로 했습니다.
메주를 묶었던 산디짚을 풀어헤쳐 곰팡이가 모락모락 핀 메주를 풍덩 물속으로 보냅니다.
메주를 씻는 손이 분주합니다.
"요놈 자아알 생겼다!!!"
항아리를 소독하기 위해 짚에다 불을 붙였습니다.
불 붙은 짚을 바라보는 미숙씨의 표정이 신중합니다.
장이 잘되면 그해 운수가 좋다는데 그래서일까요?
불 붙은 짚을 항아리에 넣습니다.
사그러진 불꽃이 뭐라고 말하는 듯한 착각!?
소독한 항아리를 물로 다시 깨끗하게 씻습니다.
커다란 항아리는 은희씨가 기증을 했답니다.
그 항아리를 정말 오래된 것이래요. 이 항아리를 만들때 소나무로 불을 지펴 만들어서 아직도 항아리에 머리를 넣고 향을 맛으면 솔향이 난답니다.

이렇게 씻은 항아리는 엎어놓아 말립니다.
잘 생긴 항아리들이죠?
이젠 그동안 간수를 뺀 소금으로 장물을 만들 소금물을 만듭니다.
벽돌에 받힌 박스 안에 소금을 넣어 간수를 뺀 소금을 물에 넣습니다.(소금은 오래 간수를 뺄수록 좋다네요) 
소금양이 워낙 많아 잘 저어주어야 소금물이 잘 됩니다.
계란을 띄워 500원짜리 동전만큼 떠오르면 소금물 완성 (이 500원은 누구것일까요?)

이제 씻은 메주가 마를때까지 소금물은 새색시처럼 얌전히 기다려야 합니다.

아주 추운날 메주를 씻으며 책여우들의 맘을 나누었습니다.
"난 간장이 더 좋은데......"
"아니 된장이 맛있어야되......"
각자의 소망을 담으며 하루를 마감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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