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이 올라 온다고 한다. 구멍낚시를 간다고 미리 말해 놓았지만 이런 비 날씨에는 바위가 미끄럽고 여러가지로 위험하다.
일단 악당개미들의 의견을 물어보고 목적지를 정해보기로 했다.
어차피... 아무 힘도 없기 때문이다

출발하기 전 도서관에 모였다. 비 속에서도 낚시가느냐 아니면 미술관이냐를 놓고 의견을 물었다. 대다수가 낚시 가는데
찬성한다. 이 녀석들은 아직 바다의 무서움을 모르겠지... 엄청 걱정된다. 오냐 너희들 고생 한 번 실컷 해봐라 ㅋㅋ..

           해마다 악당개미들이 갔었던 우리들의 아지트(?) 서우봉이다. 일제시대 파다만 동굴이 있어 더위와 비 피하기는 안성맞춤이라
           항상 여기를 찾는다.

          아직까지는 비가 많이 내리지 않는다. 낚시대로 쓸 대나무를 구하러 밭으로 들어간다.

           이제 하나씩 대나무를 들고 내려간다. 대나무가 칼로 변해 칼싸움 하기 바쁘다.

          드디어 숲속으로 들어간다. 이 숲길을 지나야만 바다를 만날 수 있다. 비가 오는 바람에 숲속은 그야말로 온갖 벌레들과
           거미줄로... 여기저기서 비명이 터진다. 앞으로 닥칠 엄청난 개고생의 예고편이다.

            숲속을 벗어나자 바다가 보인다. 앞으로 아지트까지는 한참을 걸어가야 된다.




       아이들이 걷기는 힘든 바윗길이다. 여기저기서 아야야~~ 소리들이 터져 나온다. 몇몇은 바위에 긁혀 피가 나온다. 아프다고
    찡찡~ 거리지만 모른척 해버린다. 이 상황에서는 스스로 해결 해내야 한다. 조금이라도 관심을 주면 더 기대고 찡찡 거릴테니까.


            드디어 낚시대를 만들어 구멍낚시 시작이다. 처음해보는 녀석들은 낚시대를 들고 어떻게 하느냐고 묻기 바쁘다. 심지어
            미끼를 끼워 달라는 간큰 녀석도 있다. 낚시를 시작 하자마자 바람과 비가 세차다. 구멍속에 집어 넣으면 고기가 문다고
            아무리 말해보아도 믿으려 하지 않는다.

            너무 비가 많이 와서 쫄딱들 젖었다. 바람까지 강하게 불어 모두들 추워한다. 굴속으로 피해 땔감을 찾아보지만 모두 젖어 
           있어 불을 피울 수 없다. 다행히 준비한 숯불로 몸을 녹인다.


            미리 낚은 고기를 굽고 도시락을 먹을려고 했지만 열악한 상황에 제대로 먹을수가 없다. 고기를 구울때 다들 이걸 어떻게
           먹느냐는 표정이었지만 구워지는 고소한 냄새에 관심을 보이더니 나중에는 서로 다퉈가면서 먹으려 한다.


            다들 비를 피해 굴속에 있는데 비바람 속에서 동휘는 고기를 잡겠다고 혼자 나간다. 특히 처음고기를 낚아서 너무 흥분한
            나머지 물속으로 빠져 다들 경악하게 만든 녀석이다. 고기를 낚았다는 소리에 다들 밖으로 달려 나간다. 이제는 말려도 
            소용없게 되었다. 

           소진이가 대형급 우럭을 낚았다. 다들 우와~~ 자기들도 낚겠다고 정신줄을 놓기 시작한다.


            경림이도 한마리. 우럭이 정말크다.

            이제 동휘는 전문 낚시꾼이 다 되었다. 추워서 이빨을 딱딱거리면서도 낚시에 미쳐있다.

            연우도 드디어 한마리! 이제는 물속에 집어넣으면 우럭이 올라온다. 

             우리의 박상현!! 드디어 우럭 한마리 낚고 인증샷.. 얼마나 고대했던... 이 처참한 몰골을 보라~~

             오늘 고생하면서 획득한 수확물들이다.

            한치앞을 분간 못할 정도로 엄청난 비바람이 쏟아진다. 본격적으로 태풍이 올라오는 모양이다. 이 비바람을 뚫고 왔던길을
           다시 돌아가야 한다. 이제는 거의 필사적이다.


            도서관에 돌아와서 수확물 분배때문에 옥신각신이다. 결론은 가위바위보로 결정... 이긴 사람이 가장 큰것 우선으로 
            가져가기로 합의... 이제는 완전 원시인들이 다 되었다.


           지난 7년동안의 악당개미탐험대 역사상 가장 힘들었던것같다. 태풍이 올라오는데 겁도 없이 낚시를 하겠다는... 빠르게 변하는
           바다상황과 폭우를 아이들이 감당하기에는 대단한 모험이었다. 그래도 이런 경험을 통해 아이들의 힘을 발견할 수 있었다.
           과거 어른들의 어린시절보다 지금 아이들은 나약하고 힘이 없다고 말을 하지만 이런 급박한 자연환경 속에서도 서로 도울줄
           알고, 열악한 환경을 이겨내는 지혜로운 능력들을 가지고 있다. 이제 어른들도 자기 아이들을 감싸 안으려고만 하지말고 
           아이들을 믿고 야생으로 키울필요도 있는것 같다.

           에고~~ 그나저나 악당개미들아! 태풍속에서 개고생 하느라 엄청~ 고생들 많았다.
           감기들 걸렸는지 걱정된다. 그리고 나눠 가져간 고기들은 맛있게들 먹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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