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라동에 위치한 민오름에 꿈다락 토요문화학교 친구들이 모였습니다. 수목원을 살짝 뒤로하고 진짜 숲으로 가는 날입니다.

 

높지 않은 오름이지만 해송으로 가득한 계단길이며 자연스러운 흙길로 이루어진 둘레길이 있어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오름입니다.

아이들의 발걸음이 가볍습니다. 맹렬하게 쫓아오는 햇빛도 없어서 산행하기 좋은 날입니다. 

 

오름 중간 지점에 있는  체육시설물을 발견하자 가만있을 애들이 아닙니다. 가뿐 계단을 오르고 맞는 시원한 바람을 느끼기도 전에 철봉으로 내달립니다.

 

흡사 체조선수를 보는 듯한 다희의 쇼! 누군가 매달아 놓은 줄이 아이들 눈에 들어왔으니 가만 있을 녀석들이 아닙니다. 어름삐리가 된 다희는 신이 나는데 밑에서 보는 우리들은 침이 꼴깍 넘어가는 줄, 녀석은 알련지..   

 

관장님을 졸라대며 너도 나도 줄을 타겠다니... 아이들 성화에 힘 좀 쓰셨습니다.

 

 

매 달 첫날은 우리의 각오를 기억해 봅니다. 친구들과 함께 어울려 더 즐거운 자연을 누리기 위해 우리가 지켜야 할 약속들! 강생이풀 대표가 선언서를 낭독합니다.

 

 

민오름 정상에 서면 제주시내를 둥글게 볼 수 있습니다. 제주아트센터, 탑동, 연동 신시가지... 정상에서 둘레 길로 접어들면 산딸기가 유혹하는 길이 있습니다. 산딸기가 제철인 이즈음 아이들에게 산딸기 맛도 보고, 산딸기 나무 사이로 덩굴을 이루며 빨간 자태를 뽐내는 게염지탈(뱀딸기)도 비교할 수 있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이건 산딸기, 이건 뱀딸기" 자세히 보면 차이가 확실한데 아이들은 뱀딸기와 산딸기를 구분하기 힘든 모양입니다. 산딸기는 알갱이 하나하나가 모여 둥근 공 모양이 되는데 뱀딸기는 둥근 공 모양 하나에 씨앗들이 밖으로 오돌오돌 나와 있습니다. 맛도 뱀딸기는 싱겁고 물맛이 납니다. 독성이 없어서 뱀딸기를 먹어도 해 될 것은 없지만 산딸기만큼 뱀딸기의 맛도 궁금한지 아이들은 자꾸 물어봅니다.

"먹어도 돼요?" 

 

 

 초록 잎들 사이로 빨간 열매가 예쁩니다. '내려갈 때 보았네 올라갈 때 보지 못한 그 꽃' 고은 시구처럼 아이들의 마음이 그럴까요? 

 

 

준비해 간 루페로 관찰도 해 봅니다. 자세히 관찰해보고 자세히 그려보는 시간, 하얀 엽서에 네 마음을 담아 자세히 표현해봐 했더니...정말 열심히 그립니다. 자세히 보고 그리다 보면  다름을 알게 됩니다.

 

 

 

 

 

 그리다 뭔가 부족하면 루페로 다시 확인해보는 지우..

 

 

태현이는 주어진 시간을 훌쩍 넘겼습니다. 알알이 너무 자세히 그리다 보니 산딸기를 반 밖에  그리지 못했지만 그 정성이 대단했습니다.

 

 

독특한 발상을 한 신영이 작품..천연염색에 실물에..ㅋㅋ

 

 

이름하여 민오름 3종 경기!  첫번째는  솔방울로 모둠 이름을 주어진 시간에 쓰는 것.   

 

행주치마에 돌멩이도 아니고 솔방울~부지런히 날라다 주면 다른 친구들은 이름을 쓰고..역시 게임에 승부수를 겁니다. 그리고 땅 위로 글자가 보입니다.

 

 

 

소나무 거미줄을 통과하는 두번째 경기도 마치고 세번째는 지압판 경보 달리기를 합니다. 지압판이라서 경보로 해야 한다고 했건만...자기 팀 한 번 이겨 보겠다고 경보가 아닌 달리기를 하는 녀석들. 발바닥이 불날텐데.ㅋ 

 

 

 

경기하는 아이들도 들썩이고 응원하는 우리들도 신납니다. 마지막까지 아쉬어 연장전까지 치룬 경기에 강생이풀이 최종 우승을

했습니다. 짝짝짝~최선을 다해준 뚜벅이 모두에게도 짝짝짝~

 

 

신나게 놀다보니 시간이 훌쩍 지났습니다. 내려오는 길, 나무가 만들어 놓은 자연 동굴 앞에서 한 컷! 늘어진 나뭇가지 위로 솔잎이 떨어지고 덩굴식물이 자라서 굴이 되었습니다. 아무도 없는 밤 중에 숲 속 동물들이 이 곳에서 회의라도 하지 않을 까요..ㅋㅋ '오후에 누가 왔다 간거야?'하면서요^^

 

 

오름을 오르는 길은 힘들었지만 재미있었다고 합니다. 오늘은 아무것도 하지 말고 그냥 놀아요. 하던 친구도 있었습니다.

'그냥', 자연스럽게...아이들이 가는 길을 지켜주는 그 길에, 우리들이 있을 뿐입니다. 가장 뚜벅이다운 시간을 보낸 유람단 친구들~

담 주에도 건강하게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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