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년전 부터 우리 도서관에는 새로운 손님들이 하나둘씩 찾아오기 시작했습니다. 바로 가족단위 여행객 들입니다.

 이 가족단위 여행자 분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대개 보름에서 한달정도 일정을 잡고 여행을 오신 분들이 대부분이고,

숙소를 장기적으로 정하여 머물고 있다고 합니다. 아이들과 여기 저기 돌아 다니다 지칠때쯤 되면 도서관을 찾게 된다고 하네요.

 처음에는 이런 분들이 띄엄띄엄 찾아 오더니 작년부터는 도서관 이용자들 중 어떤때는 오히려 여행자분 들이 더 많을 때가 있습니다.

처음에 이용했던 분들이 SNS매체를 통해 도서관을 소개해 준 모양입니다. 그래서 도서관쌤들 끼리는 이러다가는 여행자도서관으로 바꿔야 되는게 아니냐고 할 정도니까요.

 그리고 이분들이 도서관을 많이 찾는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책을 빌릴 수 있다는 것입니다.

제주도내 공공 도서관들은 제주에 주소를 두지 않으면 도서대출이 안되는데, 이상하게도 설문대는 여행중에 책을 빌려 볼 수있다는게 이 분들안테는 큰 매력이었겠죠.

 사실 저희들도 이 문제때문에 많은 고민을 했답니다. 그러나... 결론은 '책은 모든 사람들에게 평등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책이 분실 되는게 아까워 모든분 들에게 책읽는 권리와 즐거움을 빼앗을 수는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것이...경제적, 물질적으로 어렵지만 지금까지 저희 도서관을 지켜온 우리들만의 고집이자 정신이니까요.

 

 오늘...소중한 우편물을 받았습니다.

서울 은평구에서 가족끼리 여행왔다 책을 빌려간 재훈이네 가족입니다.

아마도 여행일정에 쫒기다 보니 책을 반납하지 못했던 모양입니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이렇게 택배로 책을 반납 해 주셨네요.

이 봉투를 풀면서 가슴이 따스해짐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다시한번 느껴봅니다.

지금까지 우리들이 지켜온 고집들이 맞다는 것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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