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한라수목원에서 하는 마지막 수업.

 

그동안 조금씩 그리고 본뜨고 한 것들을 모두 모아 내 나무 꾸미기를 완성합니다.

지난번 줄다리기 줄로 쓰인 현수막이 오늘은 돗자리 대용.

 

첫날 벌거숭이였던 내 나무들이 푸른 옷을 입고 따가운 햇살을 가려주네요.

정성스레 자기를 꾸며주는 아이들을 위한 나무의 마음일까요?

 

탁본한 줄기는 나무 기둥이 되고, 

 

투명 필름에 그린 나뭇잎을 오려서 가지에 붙이고,

 

알록달록 색칠도 하고,

 

다시 만날 날을 기약하며 내 나무 이름도 한번 불러봅니다.

 

드디어 마지막 미션의 시간.

복잡한 수목원을 휘젖고 다녀야 할 미션인 만큼 설명도 꼼꼼히, 질문도 열심히.

 

그동안 활동하면서 가본 곳이 빨간 색으로 그려져 있고,

그중 한 곳에 화살표와 함께 "ㅇㅇㅇ으로 가시오." 라는 지령이 적힌 미션 지도.

 

그 뒷면에는 간략한 미션 설명과 함께 결투지가 있군요.

 

노란 끈과 도장은 어디 쓰는 물건일까요?

 

노란 끈은 피아식별용 띠? 하늘레기는 연노랑, 마농꽃은 녹색, 고냉이풀은 진노랑.

 

이렇게 각자 하나씩 미션지도를 고르고,

 

과연 어디를 뽑았을까요? 괭이오름만은 제발...

 

아하, 혼자 돌아다닐 때는 비표였던 끈이 모둠원을 만나면 합체용으로 쓰이는군요.

 

벌써 네 명이 합체를 한 하늘레기. 발걸음도 가볍게 하나, 둘.

 

반면, 마농꽃은... 죽어라 뛰고 있군요!

 

"엇, 누군가 오는 소리가?! 만나면 결투해야 하니까 조심하자."

 

그것 봐. 딱 마주쳤잖아.

고냉이풀과 마농꽃이 외나무다리에서 만났습니다. 결투 종목은 두 모둠이 합의해서 묵찌빠로 정했습니다.

우리 편이 이기길 간절히 바라는 모둠원들의 마음이 표정에 그대로 묻어 있지요?

 

지원이는 왠지 질질 끌려가는 듯... ^^; 유진아, 일등도 좋지만, 어린 동생 생각도 좀 해줘야 되지 않겠니?

 

수생식물원의 도장은 [도]자였네요. 누구 올라. 얼른 찍고 가자.

 

고냉이풀도 모둠원끼리 각자 찍은 미션도장을 점검하고 있습니다.

자, 이제 어디어디가 남았나?

 

질서 정연하게 행진하는 하늘레기.

 

어라? 마농꽃은 벌써 다 끝났나? 집합장소인 야외음악당에 모여 바쁘게 뛰느라 미처 적지 못한 결투지를 적고 있네요.

민오름에서 한 종목도 이기지 못한 설움을 한방에 풀어버린 마농꽃, 폭싹 쏙아쪄이.

 

이어서 고냉이풀도 도착했네요. 그런데 왜 되돌아가니? 아이고게, 효진이가 뒤늦게 혼자 집합장소로 오고 있었구나.

알고 보니, 효진이가 수생식물원에서 하늘레기를 무찌르고 왔다지요? 괭이오름 걸려서 고생도 하고, 효진이가 일등공신이네.

 

하늘레기 다은이의 결투지. 세 번 만나 한 번은 이기고 두 번을 졌네요. ^^;

 

결투에서 졌나보군요. 수생식물원 도장이 두 개인 걸 보니, 하늘레기 누군가의 미션지인 듯.

 

수목원에서 쓰는 마지막 일지도 열심히 쓰고.

 

 

유진아, 그래, 니가 있어서 일등 한 거 같긴 하다. 동생들을 그렇게 질질 끌고 뛰어다니더니...

앞으로도 종종 수목원에 가서 내 나무가 잘 자라고 있는지 봐주렴.

 

은수야, 더운데 고생했어. 너희가 애타게 찾던 효진이는 혼자서 하늘레기 아이들을 무찌르고 모둠원들을 애타게 찾으며 왔단다.

 

미션 룰을 잘 듣고 기억하고 있구나. 어여 가서 밥 먹자~!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