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영미셈이 설명해 주시고 그림책 자세히 보기를 했답니다.



아이들은 비행기를 참 좋아한다.
그래서 하야시 아키코그림의 종이비행기는 유아에게는 굉장히 인기다.
북촌아이들도 종이비행기를 읽어줄때 얼마나 흥미로운 얼굴이던지......
자 우리 비행기 한번 날려볼까?
색색이 종이를 접어서 비행기를 만들어요.
비행기에 내 이름도 쓰고 비행기 이름도 지어보자.
이번에는 흰종이로 제비비행기 만들기.
어때요? 내가 접은 비행기들.
멋있죠?
긴 비행기 준비!
날려보자~~~
내가 제일 멀리 날라간다!
아니. 내게 제일 멀리 갈걸?
아이들의 비장한 모습에 웃음이 절로 난다.

아이들이 날리는 비행기에 어떤 소망을 담았을까?
북촌아이들의 밝은 모습 가득 설문대 가슴에 담고 왔습니다.


싸한 기운을 받으며 도서관으로 향했습니다.
성석재의 '농담하는 카메라'를 갖고 이야기를 나누기로 했는데 가을에 맞는 이야기가 나올 듯......
은희씨가 옷을 한 보따리 갖고 왔습니다.
" 필요하신 분 갖기"
이런 횡재가...... 겨울 니트를 2개나 골랐답니다. 올겨울 덕분에 따뜻하게 보낼 수 있을 것 같네요.^*^
언제나 열정적으로 하는 미숙씨의 이야기는 우리 모두를 압도합니다.
책에 비판도 나오고 좋은 이야기도 나누면서 몸이 조금씩 훈훈함을 느낍니다.


어느새 두툼한 옷으로 차림이 바뀐 여우들.
올 겨울 장담그기 프로젝트를 하기로 의견을 모았습니다.
"난 된장!"
"난 간장!"
"그럼 난 장아찌!"
2009년도 기대가 되는 여우들의 활동들입니다.^*^
도서관으로 올라오는 계단에 신당기행을 다녀 와서 제주신들을 형상화한 친구들의 판화작품이 걸려있습니다.
 조그만 갤러리지만 이쁜친구들의 작품을 감상해 보세요





"으아아악~~~~"
하면 어떤 장면이 연상되세요?

설문대가 아이들과 하는 놀이가 이렇게 시작됩니다.
이제 설문대의 책놀이를 집으로 옮겨놓고 싶습니다.

"엄마랑 하는 책놀이 "

* 대상 : 그림책과 글쓰기에 관심있는 사람 누구나
* 기간 : 11월 12일부터 4주동안 (4회)
* 참가비 : 20,000원
* 시간 : 오전 10시30분 - 11시50분
* 교육일정
 1주 : 그림책 자세히 뜯어 보기
 2주 : 쉽게 하는 유아 그림책놀이
 3주 : 초등저학년을 위한 책놀이
 4주 : 초등중.고학년을 위한 책놀이



 누나와 남동생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그림형태가 꼴라쥬와 오브제 형태라 아이들이 재미있게 봤다.
"어 비행기 그림이다"
잡지 그림 그대로 오려 붙여도 이야기책이 된다는게 신기한 걸까?
    민기가 열심히 바닷가를 꾸미고 있다. 어떤 이야기를 만들려나?
 늘 말이 없이 열심히 그리는 민성이가 오늘도 씩씩하게 그리고 있는데 뭘까?
 윤재는 "이야기 내가 써도 되요?"
하더니 이야기를 써 내려간다.
간단한 그림이지만 윤재의 이야기는 참 길기도 하다.
꼬불꼬불 오려놓은 동철이
"이거 뱀이야?"
했더니
"아뇨. 한라산이에요!"
애고 먼저 뭔지 물을걸 괜히 아는척했다. 언제나 동철이는 자신이 표현하고 싶은 것은 정확히 이야기를 한다.
예준이가 붙인 금은 보석들은 무엇일까?
민서는 불이 바닷가에 가서 죽을까봐 모래에서 놀기만 하다가 꽃게랑 친구가 되는 이야기를 만들었다.
윤재는 나비를 좋아하는 곰이야기다.
"곰아 난 너를 싷어하는게 아니야"
예쁜 윤재의 맘씨가 느껴진다.
개구쟁이 진석이
주인공을 열심히 그리더니 나중에는 옆친구들이랑 이야기하느라 다만들지 못했다.
로봇파워박물관에 간 이야기였다.

역시 로봇이야기를 하는 윤건.
쓱싹쓱싹 윤건이의 작업솜씨는 거침이 없다.
한라산에 간 돼지이야기의 동철이.
고 제비인줄 알았는데 제비비행기를 찾은 이야기

얼굴을 보이시오......
건담과 상어가 싸웠는데 결국 항복하는 상어 그런데 금은보석을 바치면서 항복을 한다는게 우습다.

두린아이들이 보여주는 이야기들을 들으면서 유아기의 아이들 상상력에 감탄을 하게 된다.


신촌에서 책잔치를 한지 20여일 만에 또 책축제 행사를 했다.
설문대가 주도적인 행사는 아니지만 나름 할 일이 많았다.
그럴때마다 항상 함께 힘써주시는 분들......
늘 넉넉한 웃음의 관장님은 필수요 설문대 지킴이 셈들도 필수요 이젠 도우미 셈들도 필수가 되어버렸다.
설문대가 좋아 필수가 기꺼이 설문대 필수요소가 되어주신 이은희셈과 안수일셈 고마워요.

가을이 물씬 풍기는 수목에서의 이틀은 조금은 지쳤지만 야외로 나온 책들의 아우성에 바깥도서관을 지키는 셈들도 책에 풍덩 빠졌다.
읽어도 또 읽어도 좋았던 그림책이 잔뜩!
이렇게 책을 읽을 수 있는 곳이 많아져야 할텐데 하는 아쉬움을 담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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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 19일에는 도 교육청이 주관한 <책들의 가을소풍> 책축제에 우리 설문대가 수목원으로 도서관을 옮겨 갔어요.
가을 햇살 가득한 이틀동안 많은 아이들과 부모님들이 설문대 바깥도서관에 다녀갔답니다.

아빠와 엄마와 아이들이 함께 어우러져 있는 시간들.

30분마다 읽어주는 책이야기 시간

아빠가 더 재미있게 이야기를 듣고 계시네요.

아이들이 책을 읽는 모습은 정말 가지각색입니다.
설문대에서는 맘대로 책읽기가 보장되어 있답니다.

 

 
 


이번 설문대바깥도서관에서는 유난히 책읽어주시는 아빠가 많았답니다.
 저~엉~말 보기 좋은 모습이었어요.
아빠들! 매일매일 그렇게 하실거죠?

  

  


 
가을내음이 가득한 수목원에서 아이와 함께 책을 읽었던 기억은 아이가 컸을때 소중한 기억이 되지 않을까요?
물론 맘대로 책읽기가 되었다면 말이에요.

낙엽이 떨어지는 도서관에서 책에 푹~~빠져있는 친구들!
너희들을 설문대아이들로 임명합니다.^*^


제주 책축제  '책들의 가을소풍' 그 세번째이야기가 10월 18일 - 19일 수목원에서 열립니다.
설문대 책친구들도 이번 책축제에서 도서관을 엽니다.
 그래서 설문대어린이도서관이 18일 토요일 임시 휴관을 합니다.
설문대 책친구들을 만나고 싶은 어린이들은 수목원으로 오세요.

2주만에 북촌으로 향했다.
아이들이 좋아할 책을 들고서......

"애들아 고양이는 어떻게 걸어갈까?"
샘고양이를 따라가는 아이들은 살금살금
"유치원선생님도 하셔야죠!"
꼬마고양이와 큰고양이들의 행진은 어디까지 갈까?
교실 한바퀴를 다 돌며 고양이를 따라해 봅니다.
"자 이제 이젠 고양이처럼 자리에 조용히 소리안나게 앉아볼까?"
짠!!선생님의 고양이수염 마술
"고양이수염이 어디로 갔을까?"
마냥 신기한 아이들의 얼굴에 웃음이 납니다.

다함께 배워보는 고양이수염.
"자 가운데 손가락에 줄을 끼워서......"

6살 친구가 손가락 힘이 부족하네요
새끼손가락을 제일 많이 써야하는 고양이수염
"나도 꼭 만들고 싶어요~~~"
"자 손에 힘을 꽉 줘서 새끼손가락으로 이 줄을 가져가는거야~~"
쉬울것 같은데 왜이리 안되는지......

고양이수염을 만들수 있는 사람 모두 모여라~~

19명의 북촌고양이 친구들아
지금쯤 다 고양이수염 만들수 있니?
그럼 우리 고양이처럼 한번 울어볼까?
야아옹 야아옹

신화기행을 떠나기전 제주 신화에대해 알아보는 중... 제주의 1만 2천신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첫번째 찾아간 제주당의 중심인 와흘당. 신들의 이야기에 친구들의 표정들이 진지합니다.

<백주도령>이야기가 재미는 있지만 어쩐지 으시시한 분위기에 친구들은 긴장하고...

두번째 찾은 <신흥본향당> 아기씨의 슬픈이야기를 들으며... 으잉!!! 근데 이 당에는 절대 남자가 들어오면 안된다는데... 겁도없이~~~ 옆을 지다던 동네 아저씨들 하는말 "야! 소나놈들이 들어가면 고추가 어서져 븐다이!!! 이 말에 남자 친구들은 일제히 아래쪽을 확인 하더군요ㅋㅋㅋ
<신흥본향당>앞에 펼쳐진 아름다운 해안 풍경. 앞에 보이는 방사탑이 열다섯살 아기씨의 원혼을 달래주는것 같네요...

세번째 찾은 <김녕 큰당> 신들께 세번 절하고 소원을 빌어봅니다.

운 좋게도 오늘은 이당을 관장하는 <심방>이 손님들을 기다리는 날이라고 하네요. 덕분에 이당에 얽힌 사연을 생생히 들을 수 있었답니다.

마지막 찾은 해녀박물관에서 정말 실컷 놀았답니다.



어제 신당기행에서 느꼈던 내용들을 판화로 만들어 보는 시간. 판화가 홍진숙쌤의 이야기를 듣고있네요. 일요일인데도 친구들 거의모두가 참석해주어 흐~뭇했답니다.
자기가 만든 작품에 잉크를 묻히는 중... 과연 어떤작품이 나올까? 줄서서 기다리는 친구들의 표정이 재미있네요.

내가 생각하는 제주 신들의 모습은 이런모습입니다.

우리 설문대친구들의 힘을 빌어 제주의 신들은 이런모습으로 다시 살아났습니다. 이 작품들은 액자로 제작되어 설문대에 전시됩니다. 많이들 구경오세요.
 

 

2008년 설문대책잔치때,
남생이못에서 출발하여 신촌마을탐사를 했답니다.
아직 돌아보지 못하신 분들!!
마을 곳곳에 숨어 있는 아름다움을 발견하시길 바랍니다.
중간중간 미션을 수행하는 것 잊지 마시구요^*^


*탐험길에서 해야 할 일
- 채송화가 반기는 길에서 멈춰서 허리 굽혀 꽃 봐주기
- 돌담길 구멍 모양 살피기
- 먹구슬 나무가 터널을 만든 곳에서 일단 쉬어가지
- 담쟁이가 벽을 가린 곳에서 두 팔 벌려 하늘보기
- 바닷가 먹돌 다섯 개 쓰다듬기
- 엄마 아빠 이름 열번 부르기
- 오리 걸음으로 열 발짝 움직이기
- 얼음, 불 놀이 5분간 하기
- 친구 신발 한짝 만 밟기
- 가위, 바위, 보 하여 이긴 사람이 진 사람 업어주기
- 태양을 향해 화살 쏘는 흉내 세 번 내기
- 닭머루에서 닭 벼슬 모양 찾아보기
- 바닷가에서 발 담가보기
- 바다를 향해 미운 사람 생각하며 고함지르기
- 눈 감고 60초 동안 바다소리 듣기
- 시계 안 보고 몇시 몇분인지 알아 맞히기
- 요즘 읽은 책 10권 제목 짝궁이랑 번갈아가며 말하기
- 풀이 춤추는 곳에서 1분동안 풀처럼 춤추기

설문대어린이도서관이 신촌 남생이못에서 책잔치를 열었답니다.
지난 7개월여동안 신촌새마을문고아이들과 재미있는 만남이 이번 책찬치의 이야기를 만들게 되었습니다.
신촌 마을어른들과 아이들, 매 해마다 여는 설문대책잔치를 사랑해주시는 많은 분들이 찾아오셔서 남생이못, 우렁이 친구 개구리들이 아주 즐거웠습니다.

책잔치 현수막은 신촌가는 큰길에 걸어 놓았어요. 보고 지나가다 혹시 들르시는 분들이 있을지도.....

"여기에요! 여기!"
책잔치 입구를 지나칠까봐 준비한 안내판. 귀엽죠?

개구리도서관 공사중

하늘 가득 우산.
개구리도서관 지붕이랍니다.

우산 쓴 개구리도서관에서 읽는 책은 더 재미있어요.
개구리도서관 밖에서는 무슨일이 일어날까요?
개구장이들의 놀이? ~~~메뚜기잡기!!

개구리도서관에서 읽는 책은 아이들의 이야기로 다시 태어납니다.

"이 우산 갖고 싶다"

"무슨이야기를 쓸까?"

최고의 건축가 거미의 집 만들기

"꼼꼼이 실을 감아야돼......"
거미집을 만드는 일이 인기 최고입니다.
알록달록 털실을 이용한 거미집. 거미아난시의 집보다 훨씬 멋있을까요?

햇볕에 말리고 있는 거미집들.
조그만 나무조각으로 거미줄에 잡힌 벌레를 표현했답니다.

아니! 거미줄의 거미가 사라졌다!
뒤를 조심하세요. 그 거미가 다가갈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거미줄이 우렁이 낚시대로 변신을 했어요.
애고 녀석들 남생이못 우렁이들이 놀랄라~~
미안해 우렁이들아~

마음의 지도를 그려보세요.
신촌마을 한바퀴 탐사를 하고 돌아와서 내 마음에 남은 그 곳을 그려보는 거예요.
신촌이 아니어도 괜찮답니다.

마을탐사에 나선 친구들.
무슨 미션을 수행할려나?

풀소리 가득한 길에서 가만히 풀소리를 들어보세요.
풀들의 이야기가 느껴질겁니다.

먹돌담 사이로 바다길이 보인다.
그 바다에서 발을 담가본다.
"어떤 할머니안테 혼났어요!"
마을탐사에서 돌아온 한 아이가 그런다.
보말을 캘까봐서 그런가?
그래도 꿋꿋이 발을 담그고 왔다는 개구장이 탐사대!

신촌마을탐사길 곳곳에 우리그림책100선을 걸어놓았다.
마을도 둘러보고 그림책도 보고......


여기 초가집 벽에도 붙이고

마을탐사가 끝나고 마음의 지도 그리기 설명을 듣고 있다.
" 내 마음에는......"

드디어 내마음의 지도 그리기 시작!

어느새 가득한 내 마음의 지도.

얘들아 책 이야기 들으러 가자!
우렁이 도서관에 놀러가면 책 읽어주신대.




읽기도 진지
듣기도 진지한 우렁이 도서관

kbs에서 촬영하러 왔다.
개구리도서관에 갑자기 긴장이?

인터뷰를 하는 연진이와 맘.
연진이는 설문대를 많이 좋아해 주는 신촌아이다

그림책갤러리다.
'강물이 흘러가도록'을 준비했다.
소중한 우리들의 고향을 기억하길 바라면서......

세월이 더 흘러 내가 어른이 되었을 때......
남생이못은 어떻게 변해 있을까요? 그대로?


개구리 한 솥밥이야기가 가득한  생각하는 의자

그 뒤로는 곰사냥을 떠났던 동굴이......

   멀리 광주에서온 공연팀과 동네 개구쟁이들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해가 기울어가기 시작하자 슬슬 공연준비를 하고있다.

                 남생이못에서 펼쳐지는 음악회. 아름다운 가을밤은 점점 깊어만 갑니다. 

                     자리에서 모두일어나 몸을 흔들게 만들었던 노래패 <가객공감>

2008년 설문대책잔치가 끝났습니다.
준비하는 과정은 많이 힘들고 지쳤지만 책잔치가 끝난 지금 아쉬움이 남습니다.
하지만 매번 하는 그 아쉬움이 그 다음 책잔치에 힘을 주기도 한답니다.
설문대를 사랑해 주시는 많은 분들께 감사드리며 내년 더 알찬 책잔치로 만나뵙겠습니다.


 


  

<신촌마을 주민들과 함께하는 설문대어린이도서관 책 잔치>

남생이못, 우렁이 친구 개구리

일시: 9월28일(일) 10시부터

장소: 신촌리 남생이못


■기획의도

 제주의 아름다운 마을 222곳, 그 중 절반이 넘는 150여 군데에 마을문고가 설치되어 있다. 제주의 마을마다 어린이들이 책 읽는 소리가 가득차고, 시원하게 문 열린 마을문고를 기대하면서 마을문고 네트워크 사업을 펼치고 있는 우리 도서관.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우리 도서관은 매주 금요일 저녁이면 어김없이 신촌리 새마을 문고를 찾는다. 신촌 마을문고에는 유치원 어린이부터 중학생에 이르기까지 책 읽는 아이들로 가득하다. 또한 엄마와 아빠가 아이들과 함께 책읽기에 빠져 있다. 굉장히 활성화 되어 생기발랄한 신촌 마을문고, 그 틈에 살짝 끼어 우리도 책을 읽고, 함께 책 놀이를 시도한다. 신촌 마을문고는 금세 책과 친구가 되는 사람들로 시끌벅적 살아 움직인다.

 제주의 147개 마을문고가 모두 이런 모습으로 살아나기를 기대하면서 펼치고 있는 ‘도시∙ 농촌 어린이가 함께하는 마을도서관 살리기 프로젝트’는 서서히 그 싹을 피우고 있다. 하나의 싹이 열 개 스무 개로 뻗어 나가길 바라는 마음을 모아 9월 28일 신촌리에 있는 자연생태습지 ‘남생이 못’에서 책잔치를 벌인다. 마을 주민들, 어린이들이 우리 도서관과 함께 주체적으로 펼치고 있는 책 잔치는 먹고 즐기고 노는 잔치를 뛰어 넘어 인생에서 책 한 권 마음 속에 품을 수 있는 뜻 깊은 기회를 던지게 될 것이다.

 책 읽는 마을마다 그 중심에 마을문고 땀 흘리는 모습을 기대하면서 이 네트워크 사업은 계속 될 것이다.



      

  

■ 프로그램

@특별한 프로그램:

 * 주민들과 함께 하는 책 읽는 음악회

 * 마을 탐사대 조직-신촌 마을 곳곳을 탐사 체험, 그리고 도전

 * 어린이들이 읽을 수 있는 마을 誌- ‘사랑하는 우리마을 작은책’ 발간

  <매해 발간 예정: 2007년(유수암 마을 축구공 찾기 발간)>

 * 개구리 도서관, 생각하는 의자 전시회 등 다양한 볼거리

 * 책 읽어주는 엄마, 아빠들


@프로그램 세부 내용:

-신기한도서관

신기한도서관

개구리 도서관   

개구리 들이 숨어 있기 좋은 곳,

삼각형 동굴 속에서 재밌는 책을 만나다.

우렁이도서관

산책로에서 자원봉사 선생님들이 책 읽어주는 코너


-씩씩한 놀이

씩씩한 놀이

개구리 탐사대  

신촌 마을 아이들과 탐사대 어린이와 함께하는 마을 골목길 탐사대   ( 마을 골목길에 한국그림책 100선  전시))

우렁이 탐사대

내마음속 지도 만들기, 거미줄 만들기


   





  

-생각하는 전시회

생각하는 전시회

그림책 원화전시  

강물이 흘러가도록

생각하는 의자 그림책

개구리네 한솥밥, 곰 사냥을떠나자


-마을지 발간

사랑하는 우리 마을 작은 책

 마을 주민들이 권하는 책 이야기- 어린이 마을 책 만들기

  어린이들이 읽기 좋은 우리 마을 역사와 골목길 이야기


-신나는 음악회

수상하다, 개구리

- 영상으로 만나는 설문대와 신촌아이들 이야기
 - 그림책 <강물이 흘러가도록> 책 읽어주기 
 - 신나는 노래패 <가객공감>와 함께하는 우리 마을 흥겨운 노래 잔치

장소: 남생이못 간이 특설 무대/ 일요일 저녁 6시-7시

 


설문대어린이도서관 (749-0070)

010-9800-6476



2008년 어린이 평화책 제주 순회 전시회가 설문대에서 열립니다.

전시회발표회 : 9월 20일 토요일 오후 2-3시 30분 (사진등의 영상을 곁들인 발표회)

작가초대행사: 강연 및 대화 4시-6시


뚝딱 뚝딱 목공놀이를 하고 싶었답니다. 그런데 톱이 너무 날카롭고 망치가 너무 컸어요. 그래서 두린아이들을 위해 나무로 꾸미기를 준비했답니다. 관장님이 '윙~~~' 전기톱으로 잘라주신 나무판에다 내가 꾸미고 싶은 걸 만들기로 했답니다.
작은 나무조각이 좋은지 지현이 다닥다닥 모양을 만듭니다.
"지현아 그게 뭐야?"했더니 "나비요!" 합니다.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보면 모든게 다 예쁘기만 합니다.
소현이의 창작품 눈오는 날의 눈사람 (정말 멋진 표현이죠?)
현지는 꼼꼼이 꽃을 표현하고 있답니다.
"뭘 만들지?"
고민이 많이 되네요.

재현이가 만드는 메뚜기?

다 만들어 놓고 지현이는 자기게 정말 예쁜가 봅니다.
정우의 멋진 작품!
나비와 ?

아이들은 나무를 참 좋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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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진이의 진지한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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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빈이 작품입니다.  동굴을 표현했어요.. 후레쉬를 들고 있는 홍빈의 모습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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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살고픈 집을 표현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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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이랑 우진이가 서로 영화이야기를 재미나게 합니다.  현이는 영화의 한 장면을 표현 한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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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혜진이가 표현하고픈 세상은 어떤 세상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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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진이의 '상상의 나라'래요  예진이의 상상의 나라속에는 커다란 해바라기가 자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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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현이는 바다속이예요... 바다를 헤엄치는 서현이의 모습도 기대 해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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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은이는 고래를 무척 좋아하나봐요.  그림 속에는 늘 고래가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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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게는 짧은 여름방학이었답니다.
하지만 여우들에게는 기나긴 개학날들이 아니었을까?
아이들이 개학을 하니 여우들에게는 방학을 맞은 듯 즐겁게 설문대서 만났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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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만난 준우는 물 만난 고기처럼 도서관 여기저기를 휘젖고 다닙니다.
오랜만에 만난 여우들도 책이야기 중간중간 여름이야기에 흥이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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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처음 참석한 분도 계십니다. 조용히 듣기만 하시던데 담주에도 계속 뵙길 희망해 봅니다.
가브리엘 벵상의 '꼬마인형' 책을 가지고 이야기를 나눴답니다. 발제를 맡은 강영미여우가 신이나서 이야기 꽃을 피우고 다른 여우들이 맞장구도 치고 자신의 이야기도 쏟아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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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마음을 알아주는 어른이 얼마나 될까요?
꼬마인형은 들고 뛰어가는 콩닥콩닥하는 아이의 맘을 알아주는 할아버지의 모습에서 우리도 그런 어른이 되자고 다짐해 봅니다.

이번 학기 여우들의 공부는 더욱 열을 낼 것 같아요.
그림책 이론서를 한 학기동안 집중 공부하기로 했거든요.
가끔 영화관람도 하기로 했어요. 심야로.....^*^
처음 오신 분이 조금 부담스러워 하셨지만 걱정마셔요. 우리도 늘 초보자랍니다.
그런 맘으로 아이들 책에 다가서면 겸손해 진답니다.
앞으로 2008년 마무리를 위해 여우들 홧팅!! 
2학기 시작되어 신촌으로 향하는 맘은
'아이들이 많이 올까?'
하는 걱정반 기대반이었다.
'방학동안 설문대를 잊는건 아닐까?'
하지만 신촌아이들을 만나는 순간 모든 걱정은 사라졌다. 설문대가 아이들을 보고 싶은 만큼 신촌아이들도 기다렸나보다. 녀석들 저엉말 보고싶어쪄^*^

매주 금요일 신촌문고로 가서 아이들을 만나지만 선생님들이 돌아가면서 만나는 거라 신촌아이들과의 소통을 더 가깝게 할 필요를 느꼈다. 신촌마을에 대해서도 잘 모르고...... 그래서 9월 한달동안 신촌마을탐사를 하기로 했다. 날이 빨리 어두워지고 있지만 아이들과의 신나는 탐사에 어둠은 문제가 되지 않겠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문고를 출발해서 아이들의 안내로 신촌마을탐사에 나섰다.
"이쪽은 우리 학교이구요, 저곳은 우리집 가는 골목이에요. 그곳으로 가면 남생이 못이 나와요......"
친절하고 자세한 설명은 탐사길을 더 흥겹게 했다.
그때
"어! 저것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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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전선줄에 앉아있는 제비떼였다.
아이들은 신이나서 쳐다보고 어른들은 제비똥 피해 달아났다.
현상을 보는 어른과 아이의 차이점이 보이는 순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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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촌아이들은 우리를 큰물에 안내하였다.
그곳에는 여자와 남자로 나뉘어 단물에서 목욕을 하고 빨래를 하는 곳이다.
걸어오느라 땀이 났는데 잘됐다 싶어 다들 세수도 하고 물도 마셨다.
그런데 어디선가 "와~~~" 하는 소리.
남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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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하하하~~`"
웃음이 절로 터져나온다.
개구장이 녀석들. 어느새 옷을 맨들락 벗고 물에 뛰어든것이다.
사진을 찍을라면 찍으라는 배짱.
어느집 아들인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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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장님이 이 사진을 메인으로 놓자는데 그래도 될려나?
어릴적 볼 수 있었던 장면을 오늘 신촌에서 또 보게 되었다.
요즘도 멘들락 벗어서 물놀이를 할 수 있다니......
다운아 너 장가 다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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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물은 항으로 연결되어 있다. 배가 들어오는 길에 무지개다리가 있다.
중고등학생이 되면 저 다리 제일 높은데서 밑으로 뛰어내리며 논다는데 올라가서 보니 아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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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쁜 모습으로 찰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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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파제 끝으로 걸어오다 즉석 장기자랑을 했다.
"노래부를 사람"
"저요! "
하더니 빅뱅의 하루하루를 불렀다.
정말 멋진녀석이다. 멘드락 물놀이에 장기자랑까지......(이름 가르쳐주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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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과 가마귀놀래 놀이를 했다.
"납작"과 함께 바닥에 납작 엎드린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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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덩이를 잡고 바닥에서 떼어내야 하는데 아이들이 연진이 엄마에게 몰려들어 마구 떼어낸다.
그런데 연진이 엄마가 엄청 셌다. 결국 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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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린녀석들과 벌칙 엉덩이 이름쓰기!
제일 예쁜 엉덩이를 가진 사람만 쓴건 아닐까?^*^

신촌탐사를 하고 돌아오는 길은 또다른 신촌 좁은 올레였다.
꼬불꼬불 신촌의 좁은 길들에서 정겨움을 느낀다.
애들아 담주에도 탐사 안내 잘 해줄거지?
올해 상반기 행복한 책나들이가 납읍을 다녀왔다.
하반기가 되어 무척 고심하였다.
'어떤 유치원에 갈까?'
그래서 결정한 북촌병설유치원.
도서관을 기준으로 동쪽지역에 가는 건 처음이다. 오가는 시간때문에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북촌병설유치원은 20명이나 되는 적지 않은 수의 어린이들이 다니고 있었다.
그동안 15명을 넘지 않은 곳만 가다가 북촌에 와 보니 아이들로 꽉 찬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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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촌초등학교에 들어서는데 유치원친구들이 우르르 운동장을 뛰어가고 있었다.
"안녕하세요!" 인사하는 걸 잊지 않는다.
 역시 어딜가나 아이들의 밝은 웃음은 최고의 선물인것 같다.
유치원에 들어서는 동안 어느새 아이들은 유치원으로 뛰어와 모두 제자리에 앉았다.
책 읽어주러 왔는지 알고 있는 눈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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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롱초롱'
눈망울 가득 책에 대한 궁금함이 가득하다.
"파란의자는 무엇에 쓰는 물건일까?"
"앉을때요"
!!!!!????????
녀석들 아직 마녀의 유혹에 빠져보지 못한게로군.
담에는 마녀위니를 데리고 가서 재미있는 상상력 바다로 빠뜨려야겠다.
북촌친구들 기다려라! 수리수리마하수리 얍!!!
 

  습관에서 벗어나기               (제민일보.08년 08월26일)




요즈음 쉽고도 어려운 일을 하는 것으로 하루가 재미있다. 나이에 맞지 않게 그림책을 보는 일이다. 그림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책이라 유아들이 보는 책이라고 생각 할지 모르겠지만 나에게는 보면 볼수록 어렵고 수수께끼 같은 요상한(?) 책이니 시간이 갈수록 마음을 뺏기고 있다. 그림책에 한번 빠져본 분들은 알겠지만 그림책의 세계는 무궁무진하고 잘된 그림책 일수록 더 많은 이야깃거리를 준다.

책에서 글과 그림이 함께 있을 때 글을 아는 어른들은 습관적으로 글을 먼저 읽고 그림은 대충 훑어보고 지나간다. 그러나 글을 모르는 아이들은 글에는 눈길도 안주고 그림 장면 하나하나에 무한한 상상력을 발휘하며 자기 나름대로의 이야기들을 지어낸다. 그건 누가 가르쳐 주지 않아도 저절로 되는 일이다. 그리고 친구들에게, 어른들에게 종알종알 재미난 이야기들을 전해준다.

어차피 관습에 젖어있는 나 스스로도 그림책이 주는 매력에 빠져 본다고 의식적으로 글은 안보고 그림만 보려고 무던히도 애써보았다. 그러나 매번 실패다. 습관의 무서움을 다시 한번 느껴보는 것이다.

이런 와중에 지금까지 노력의 산물인지 우연인지 모르겠지만 마음이 짠해지는 그림책을 하나 발견하게 되었다. 바로 글 없는 그림책 '도착 (숀텐. 사계절)' 이다. 작가는 책 설명서에 '글은 우리의 주위를 끄는 놀라운 힘을 가지고 있고, 글이 없을 때 하나의 이미지는 더 여유 있는 개념적 공간을 가질 수도 있고, 독자의 관심을 더 오래 머물게 할 수 있다. 글이 있다면 독자는 가장 손쉽게 볼 수 있는 설명글에 의해 상상력을 지배당할 수도 있다'라고 말하고 있다. 정말 공감하는 말이다.

글을 읽지 않고도 감동과 재미와 마음이 짠해짐을 느낄 수 있는 그런 혜택들을 아이들이 누리고 있다고 생각하니 부럽기만 하다. 우리 어른들이 하고 싶어도 좀처럼 하지 못하는 즐겁고 신나는 그들만의 세계를 인정해주고 격려해주는 용기가 필요한 때인 것 같다.

우리들은 살아가면서 익숙해져있는 습관에 젖어 더 소중하고 아름다운 것들을 알지 못하고 살아간다. 한번쯤은 원칙을 무시하고 파격적인 역발상과 어린이 같은 상상력으로 모든 사물과 세상사를 바라보는 것도 바쁘게 사는 우리 어른들에게 필요한 일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임기수 (설문대어린이도서관장)

 

   

   믿고 기다리기           (제민일보. 08년7월15일)


방학이 다가온다.

"선생님! 이 책 있어요?"

종이 한 장을 들고 뛰어오는 엄마가 보이면 '음, 학교에서 권장도서목록이 나왔구나.' 하고 짐작한다.

도서관을 찾아오는 부모님 대부분은 아이들이 읽을 책을 골라 간다. 자기아이에게 맞는 책과 재미있는 책을 고를 줄 아는 부모님들을 만날 때마다 '대단하다.'는 생각과 한편으로는 '아이들이 책을 선택할 권리를 빼앗는 건 아닐까?' 하는 걱정이 생긴다. 사실 나도 아이들을 키우며 이 문제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다. 아이들 스스로 재미있는 책을 고르는 것이 좋을까? 아니면 아이들에게 부모가 좋은 책을 골라주는 게 좋을까?

스스로 자기가 읽을 책을 고르는 것은 아이가 자기에게 맞는 책을 찾아낼 수 있다는 것. 아이들 스스로 실패와 성공을 경험하면서 책을 고를 수 있는 힘을 길러줄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책에 대한 선택권은 너무 흥미위주로만 책을 고를 수 있기 때문에 부모로써 여러 가지 걱정이 보태어지는 것도 사실이다. 적당히 중간에서 타협하는 방법도 좋을 것 같다. 예를 들어, 도서관에서 책을 빌릴 때 아이가 빌리고 싶은 책 두 권, 부모님이 권하고 싶은 책 두 권으로 정해두는 건 어떨까? 어려움이 있다면 사서 선생님의 도움을 받는 것도 방법일 수 있다.

어른들의 눈으로 볼 때 '아이들은 아이들일 뿐이다'라고 보일지 모르지만 그네들은 계속 발전하고 변화하는 놀라운 힘을 가지고 있다. 잠재 되어 있는 무궁무진한 능력들을 어른들의 잣대로 가로막고 있지는 않은지 되돌아 볼 일이다.

우리 도서관에 날마다 오는 아이가 있다. 부모님이 직장에 다니기 때문에 도서관 에 있는 시간이 제법 긴 편이다. 처음에는 만화책을 들춰보거나 그냥 빈둥거릴 때가 많더니 어느 때부턴가 자기 스스로 책을 고른 다음, 한쪽 구석진 곳에 자기만의 공간을 만든다. "낄낄"대며 때론 진지한 표정으로 책의 재미에 푹 빠져 있는 것이다.  그 아이의 표정으로, 행동으로 읽을 수 있는 변화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아이들을 잘 알고 있으면서 가장 못하는 것 가운데 하나가 바로'믿고 기다리기'가 아닐까?  아이들이 무엇을 하든지 스스로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   말로 하기는 쉽지만 실제로 기다려 주기엔 진짜 어려운 일이다.    그래도 아이들이 스스로 책을 고르며 실패하고 성공할 기회!  아이들에게 꼭 필요한 일이 아닐까.

(임기수. 설문대어린이도서관장)

 


감자밭을 가꾸는 어머니의 마음으로 (제민일보. 08년06월10일)


토요일이면 도서관으로 달려오는 아이들이 있다. 생글거리는 얼굴들을 보노라면 덩달아 즐겁고 반갑다. 일 년 가까이 꾸준히 책을 빌려가는 한 여자아이가 몰고 온 아이들이다. 초등 5학년들이니 대화도 통하고 도서관 도우미 역할까지 해주니 무척 고맙기도 하다. 그런데 이 친구들과 점심을 같이 먹을 기회가 있으면 아주 재미있는 현상을 발견하게 된다. 음식을 주문 할 때 자기가 좋아하는 음식에 관해서는 절대로 양보가 없다는 것이다. 웬만하면 빨리 나오는 음식으로 통일해서 주문해도 되련마는 이 순간만큼은 한 치의 양보도 없다. 한번은 아이들 의견도 물어보지 않고 내키는 대로 주문했다가 뒤따라오는 원망과 눈 흘김에 진땀을 빼었다.

 먹는다는 것은 사람뿐만 아니라 살아있는 생명체 모두에게 주어진 신성한 권리이다. 한두 번의 의식이 아닌 날마다 반복되는, 어쩌면 생명과도 직결되는 엄숙한 의식인 것이다. 더불어 먹는 일은 즐거움이다. 유기농 음식이든 인스턴트식품이든 자기가 좋아하는 음식을 골라서 먹는 즐거움은 그 누구도 강요 하거나 막을 수는 없는 일이다. 이 신성한 권리와 즐거움을 동시에 빼앗긴 우리 국민이 촛불을 들고 거리로 나가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거리로 쏟아져 나온 시민들이 얼마나 다양한가를 보면 먹는 문제의 소중함, 아니 위대함을 알게 된다. 먹는 문제는 전쟁을 일으키기도 하지만 평화와 사랑을 전하는 메시지가 되기도 할 만큼 큰 힘을 가지고 있다. 요즘 우리 도서관에서 아이들에게 <어머니의 감자밭, 아니타 로벨>을 읽어주면서 요즘의 세태를 깊이 생각해 본다.

동쪽 나라와 서쪽 나라 사이에 큰 전쟁이 일어났다. 두 나라 사이에 있는 작은 계곡에 묵묵히 제 할 일만 하는 아주머니와 두 아들이 살고 있었다. 그들은 열심히 감자밭을 일구며 살아간다. 그러나 평화롭던 그들에게도 전쟁의 그림자는 다가왔고 두 아들은 전쟁터로 나간다. 점점 치열해지는 전쟁 중에 두 나라에는 먹을 것이 남지 않게 된다. 두 아들은 각각 어머니가 있는 집으로 향하게 된다. 그러나 적군이 되어 마주친 두 형제는 또 다시 싸움을 벌여 집은 부서지고 감자 밭은 함부로 짓밟혔다.

폐허가 된 집과 쓰러진 어머니를 보고 비로소 두 아들은 울부짖는다. 그걸 본 모든 병사들은 고향의 어머니를 그리워하며 흐느껴 울게 되고 어머니는 그들 모두에게 남은 감자를 하나씩 나누어 준다.

 이 때 그림책의 장면은 검은 색 폐허의 색채에서 파란색 붉은색으로 건강하게 자라는 감자밭으로 옮겨지며 희망의 기운을 느끼게 해 준다. 

먹는 것의 중요성을 우습게보던 정부가 대책을 마련하느라 애쓰는 것 같지만 해결책은 너무도 명료하고 간단하지 않는가. 먹을 것에 대한 두려움을 주지 말고 먹는 즐거움과 행복감을 되찾아 주면 되는 것이다. 먹을 것에 대한 신성한 권리를 외교적인 문제와 나라 경제 운운하는 논리로 설명하려 하면 문제는 더욱 복잡해지는 것이다. 전쟁터에서도 어머니의 감자밭은 위대한 힘을 발휘하였다. 감자밭을 가꾸던 어머니의 마음으로 국민들에게 행복한 화답을 주었으면 좋겠다.

비오는 날 도새기 추렴 할 때의 정감 어렸던 모습과 제삿날 이웃마다 떡을 돌려먹던 기억들... 먹는 일은 나로부터 시작되지만 결국은 공동체를 살리는 일임을 뼈저리게 느끼게 되는 요즘이다.   (임기수. 설문대어린이도서관장)

 

첫번째 문을 열며-잘 읽고 잘 듣는 힘 (제민일보. 08년04월26일)




금요일이다. 아침부터 바쁘다. 우리들을 기다리고 있을 아이들을 생각하니 벌써 마음이 설렌다. 어떤 책을 읽어줄까. 어떤 활동을 할까. 행복한 고민들이다. 시골에 있는 병설유치원에 책 읽어 주러 나가는 아침, 우리 도서관 풍경이다. 차를 타고 중산간 도로로 들어서니 벚꽃이 떨어진 자리에 푸른 잎사귀가 싱그럽다. 봄바람을 타고 있는 이파리들의 연한 몸짓에 유치원 아이들 모습이 겹쳐진다.

한두 번으로 끝날 줄 알았던 이 활동은 벌써 4년째로 접어들고 있다. 그러면서도 매번 갈 때마다 부산스럽고, 갈 때마다 두려운 것은 책을 통해 넓은 세상을 처음 경험하는 아이들을 만나러 간다는 마음 때문이다. 물론 그동안 많은 책을 읽었겠지만 새로운 책은 늘 처음이며 늘 새로운 경험이라 생각하고 있다. 함께 가는 자원봉사 선생님들도 봄 소풍 가는 아이들처럼 재잘대지만 속은 모두 긴장하고 있음이다.

이 아름다운 길로 나설 때 우리가 가장 신경 써서 준비하는 것은 재밌는 놀이도, 멋진 소품도 아니다. 가장 엄마다운 목소리, 가장 아빠다운 목소리로 읽어주는 데 신경을 곤두세운다. 아이들은 자극적인 영상 매체에 눈길을 주고, 화려한 목소리에 귀 기울일 거라 생각하지만 사실은 가장 편안한 엄마, 아빠의 목소리를 그리워하고 있다. 아이들이 집중하여 귀 기울일 때 아이들이 집중하여 눈을 반짝일 때 책 속 이야기는 글자를 넘어 책을 넘어 아이들 마음속에 맛있는 음식이 되어 삼켜지고 있음을 우리는 알고 있다.

그런데 가장 잘 읽어주고 가장 잘 듣는 것이 책읽기의 뿌리임을 나날이 깨닫고 있지만 요즘은 여러가지 면에서 조바심이 난다. 도서관에는 영어책을 찾는 학부모가 늘어나고 있으며, 숙제인 독서기록장을 들고 와 책을 읽는 대신 수를 세어가며 기록하기에 바쁜 아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런 모습은 주변 사람들까지 혼란스럽게 만든다.

흔히 학부모들은 별 생각 없이 아이들에게 책을 읽히고 있다고 말하고 있지만, 그래도 어떤 방향이 전제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가만히 지켜보면 우리 학부모들은 현명한 과정을 밟고 있다. 아이들이 어린 시절에 글자를 알고 있을 때에도 읽어달라고 하면 그림책을 중심으로 반복해서 읽어주었고, 책을 제대로 읽고 있는지 확인하고 싶어도 그냥 읽고 즐기도록 해주었다. 그리고 책을 읽고 나서 꾸며서 이야기해도 재미있다고 들어주었고, 좀 더 힘이 붙은 다음에야 추가 설명을 해주거나 확인 질문을 했다. 그 다음 단계에 독서록이나 독후감을 쓰도록 했고, 그 다음에 토론이나 논술과 연관시켰으면 하고 생각하고 있다.

그런데 속도와 경쟁의 바람을 타고 우리들은 아이 수준보다 너무 일찍, 기초 능력이 쌓이지 않은 상태에서 이런 과정을 너무 빨리 제시하고 있지는 않은지 뒤돌아보아야 한다.

중요한 것은 봄꽃이 떨어져야 초록 이파리가 돋아난다는 것이다. 기초 능력을 쌓을 시기를 놓치면 나무는 바람에 흔들거릴 뿐 실한 열매를 만들 수 없다. 매주 금요일 유치원에 발을 디디며 "가장 첫 번째 문을 열었다" 중얼거리며 들어선다. 더 이상 욕심을 부리지 않고 가장 기초적인 읽기·듣기의 힘을 나누기 위하여 이 문을 열었음을 다시 한 번 되새김질 해 보는 아침이다.   <임기수·설문대어린이도서관장>

 

도서관 악당의 반란, 책을 읽기 시작하다 (제민일보. 08년03월28일)



도서관 문을 박차고 뛰어 들어오는 아이들을 보면서 봄의 화사함을 느껴본다. 새 학기를 맞은 설렘으로 쫑알대는 아이들에게 같이 끼워 달라고 떼를 쓰고 싶지만 어쩐지 자신이 없다.


우리 도서관에 최고의 악당(?)이 있다. 일곱 살 때부터 도서관을 혼자서 기웃거리더니 이제는 완전히 터줏대감 노릇을 한다. 이 녀석은 도서관은 조용히 책만 읽는 곳이라는 어른들의 고정관념을 보란 듯이 깨며 도서관 문을 씩씩하게 열고 들어온다. 나와 눈이 마주치면 특유의 미소를 흘리면서 도서관 순례를 시작한다. 어차피 책에는 관심이 없다. 재미있는 장난거리를 찾아 여기 기웃 저기 기웃, 혼자만 괜히 바쁘다. 이것도 싫증이 나면 책 읽는 형 누나들 틈에 슬쩍 끼어들어 슬슬 시비를 걸어보다 상대를 안 해주면 죄 없는 유아용 의자들을 깡그리 모아다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기발한 방법을 동원시켜 특제의자로 변신시켜 놓고 넉살 좋게 앉아서 논다.


새 학기가 시작되면서 이제 이 녀석도 1학년이 되었다. 요 며칠 전부터 이상한 행동(?)을 선보이기 시작한다. 1차 단계인 도서관 순례를 끝내고 다음 단계로 이어지는 자연스런 행동을 모두 생략 한 채 슬그머니 책을 꺼내더니 구석진 자리에 엎드려서 낄낄대면서 책을 읽는 것이 아닌가!. 그것도 매일. 이 녀석이 달라지는 모습을 보면서 가슴이 짠해오는 느낌과 1년 가까이 신경전을 펼쳤던 이 아이에게 미안함마저 들었다. 내가 지금까지 고집해오는 도서관 운영의 신념을 이 녀석을 통해 재차 확인 할 수 있었던 것이다.


나이가 어린 아이들에게 책은 그저 재미가 없는 낡은 장난감정도의 개념이다. 어른들의 욕심에서 책에는 관심이 없는 아이들에게 억지로 책을 떠넘기고 읽으라고 강요하면 당연히 아이들은 책과 멀어 질 수 밖에 없다. 아이들에 대한 믿음을 가지고 아이들의 마음으로 기다리는 일을 어른들은 잘 하지 못한다. 아이들 앞에서 책 읽는 모습을 보여주고 책 속에 재미있는 장면이 나오면 체면 불구하고 배를 잡고 뒤집어지는 모습. 낄낄대며 콧물을 흘리다 슬쩍 책장에 닦는 모습. 이런 모습을 어른들이 되찾는다면, 옆에서 지켜보는 아이들은 그걸 보면서 책에 호기심을 느끼고 좋아하는 게임만큼 책도 재밌는 거라고 슬며시 느끼게 되지 않을까.


우리 도서관 악당처럼 아이들의 마음은 똑같은 것 같다. 시간이 걸리겠지만 머지앉아 책이 이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다고 느낄 수 있게 만들어 주는 역할은 인내를 가지고 옆에서 지켜봐 주는 우리 어른들의 몫이 아닐까 생각한다. 아, 한 가지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내가 재밌게 책을 읽는 일을 지금 이 순간부터 하루 10분씩이라도 시작해 보았으면 하는 것이다.

(임기수·설문대어린이도서관장)

 

  “2월, 스프링캠프로 떠나자” (제민일보. 08년.02.05)




나는 2월을 스프링캠프라고 부르고 싶다. 아이들은 방학을 끝내고 개학을 하였다. 아니 지금쯤이면 다시 2월 봄방학을 할 시기이다. 겨울 방학 내내 아이들은 아침 늦게 일어나 세수도 안하고 양치도 안 한 체 뒹굴뒹굴 거리다 티격태격 싸우곤 한다. 옆에서 지켜보면 한심하지만 폐인 모드를 즐기고 있는 모양이 귀엽기도 하다.


삶은 수많은 굴곡을 만들며 흘러간다. 폐인처럼 보낸 시기도 있었으며, 고지를 점령하기 위한 산악인처럼 악을 쓰며 사는 시절도 있었다. 또한 길을 잃고 방황하며 쓸쓸한 여행자처럼 사는 시기도 있었다. 그런 우리에게 삶의 정규 리그가 시작되기 전 집중적인 자기 훈련을 할 수 있는 시기가 주어진다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를 우리는 인생의 스프링캠프에 비유할 수 있겠다.


개인적으로 지난해는 내 인생의 스프링캠프였다고 생각한다. 매주 월요일 아침 비행기를 타고 40분을 날아갈 때면 그 지역으로 배트와 글러브를 매고 합숙훈련을 떠나는 야구 선수나 된 것처럼 비장함과 야릇함이 교차했었다. 도서관을 운영한 지 4년 만에 보다 전문적인 도서관 관련 공부의 필요성을 느꼈다. 이론과 실제는 다르지만 그 두 바퀴가 다 같이 튼튼하다면 인생의 험난한 길도 갈 수 있겠다는 깨달음에서 나는 스프링캠프로 출발했었나보다. 목요일, 돌아오는 제주행 비행기 안에서 몸은 천근만근 피곤하다 아우성친다. 하지만 더욱 단단해지고 있는 나의 정신력과 충천한 의기를 느낄 때면 스프링캠프에서의 집중 훈련과 공부의 상기된 에너지가 온 몸으로 퍼지는 것을 느끼곤 하였다.


그러던 어느 날 나는 분주한 공항에서 후배를 만났다. 후배는 아이들을 가르치는 피아노 선생님이었는데 매주 토요일 음악교수법을 배우기 위해 스프링캠프를 떠난다고 하였다. 그동안 아무 생각 없이(?) 아이들을 가르쳐 왔는데, 자신만의 교수학습법을 배우고 실천한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깨달았다고 말하였다. 10여 년 동안 가르쳐왔던 박자 훈련이, 또는 음악 감상이 새로 배우는 교수법을 통해서는 얼마나 크게 확장되고 효과적으로 스며드는지 깨달으면서 매주 비행기를 타고 내리는 일이 소중하게 느껴진다고 말하였다.


폐인 생활을 즐기는 저 아이들. 방학 내내 뒹굴 거리는 저 아이들의 행동이 참으로 소중하다고 여긴다. 인생의 스프링캠프로 떠나기 위한 휴식의 시간이라고 여기기 때문이다. 더불어 온 몸에 눈을 흠뻑 맞아 본 겨울나무가, 차가운 겨울비를 흠뻑 맞아본 여린 꽃이 봄을 향해 누구보다 치열하게 일어서는 것이 삶의 순리이다.


2월, 뭔가 부족하고 모자란 느낌을 주는 달. 내 인생의 스프링캠프로 떠나보는 것은 어떤가. 2월이 시작되는 아침마다 나는 스프링캠프로 떠나볼 것이다. 그러면 쫄레쫄레 내 뒤를 따르는 어린이들. 2월 내내 우리 도서관에도 아이들이 북적북적 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임기수·설문대어린이도서관 관장>

 

    아이들아! 이것이 우리 학교란다 (제민일보. 07년 10월02일)



작년 9월 일본에 다녀온 후 나는 한동안 가슴이 두근거리는 병을 앓았다. 일본에서 우리말과 글로 교육과정을 이끌고 있는 민족학교를 다녀온 후의 일이었다. “뜨겁습니다”란 이름을 내건 젊은이들이 일본에 있는 우리 동포들에게 우리책 보내기 운동과 교류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는 것도 큰 충격이었으며, 내가 직접 그 학교에 가서 수업을 진행하게 된 일도 큰 충격이었다.

올해 ‘우리학교’란 영화가 상영되면서 일본 내 민족학교는 더욱더 많은 이들에게 알려지게 되었다. 나는 그 영화를 두 번씩이나 보면서 참 많이 반갑고 참 많이 슬펐다. 나의 충격을 많은 이들과 함께 나눌 수 있음이 반가움이었고, 함께 영화를 본 아들의 질문에 속 시원히 답할 수 없음이 슬픔이었다. “아빠, 왜 저렇게 힘들게 우리 말로 공부하는거? 편안히 일본 학교 다니면 되지.”

9월 12일 나고야행 비행기에 오르면서 이번 방문에서는 꼭 그 답을 찾아내고 싶었다. 우리 일행이 찾아 간 곳은 나고야 공항에서 두시간 반정도 걸리는 중소도시 시즈오까에 있는 시즈오까 초.중급학교이다. 60년 가까운 전통을 가지고 전교생이 2,000명 가까이 되었던 학교가 지금은 전교생이 30명 남짓밖에 안된다. 작년에는 1학년이던 두 명이 우리 일행을 알아보고 반갑게 웃어준다. 그러나 올해 1학년엔 이름이 한 명도 없었다.

일본 정부로부터는 정식 학교 인가도 받지 못하였으며, 다른 학교보다 수업료도 많이 내어야 하는 조선학교를 보낼 수 있는 부모가 점점 줄어들고 있는 현실. 흔히 재일 조선인들에게는 3개의 조국이 있다고한다. 태어난 일본, 대다수 할아버지,할머니들의 고향인 남한, 그리고 정신적 고향인 북한. 한반도가 분단된 후 재일 조선인들은 민족학교를 설립하게 되고, 남한과 북한에 자금 지원을 요청했다. 그 때 손을 내민 것은 북한이었다. 이때부터 민족학교와 북한이 친밀한 관계를 맺게 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북한도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기에 민족학교에 대한 지원을 줄이게 되고, 그에따라 학부모들의 경제적 부담은 늘어나는 현실이었다.

아이들과 같이 송편을 만들고, 노래 부르고, 웃고 떠들면서 맑디 맑은 눈동자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느낌을 받았다. 더 잘 살기 위한 출세와 경쟁을 접고 자신의 참 모습을 스스로 찾아나가는 교육을 받고 있는 아이들의 살아있는 눈동자는 강렬하였다. 무언가를 상실했던 경험을 결코 잊지 않고 지켜내려는 의지가 저 아이들의 눈동자 속으로도 전해졌음이 틀림없다. 어쩌면 우리는 우리다운 것들을 너무 쉽게 포기하고, 너무 쉽게 잊어버리고 있다는 반성이 통증이 되어 가슴을 치고 올라왔다. 민족학교를 졸업한 저 아이들이 요즘시대의 성공과 처세의 승리자가 되지는 못할지라도 다시 이 학교로 돌아와 후배와 후손을 위해 자신과 아비들의 삶을 살아있는 목소리로 전해줄 일꾼이 되리란 생각에 왠지 목이 메어왔다.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나는 아들의 질문에 답할 충분한 대답을 찾지는 못하였으나 내 머릿속에는 이 구절이 떠나지 않았다. “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 흔들리지 않고, 샘이 깊은 물은 가뭄에도 마르지 않는다.” 아직 어린 아들은 이 말의 의미를 다시금 물어오겠지...이 의문을 가슴 속에서 되새김질 해 볼 수 있는 것 역시 자신의 뿌리와 정체성을 찾기 위한 노력이며 그것이 곧 자기사랑으로 이어진다는 걸 깨닫게 되겠지. 제주공항, 낯익은 이 고향의 색깔과 바람과 공기, 그 속에서 민족학교 아이들과 함께 부르던 노래가 흘러 나오는 듯하였다.  


 비오는 날엔 비가, 눈 내리는 날엔 눈이/ 때 아닌 모진 바람도, 창을 들이쳐/너희들의 책을 적시고, 뺨을 때리고 할퀴고/공부까지 못 하게 만들어도/아이들아 이것이 우리학교란다/초라하지만 단 하나뿐인 우리의 학교/아이들아 이것이 우리 학교란다./니혼노 각코오 요리 이이데스.(일본학교 보다 좋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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